Chapter 2. SLOWLY BUT SUR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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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내뱉은 타인의 말에
너무나도 쉽게
내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잊는다.
그래서 늘 기록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가 아니라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을 계기로
자멸하지 않기 위해서다.
어떤 말들은 아직도 납득할 수 없다.
‘내가 이상한건가?’ 생각하다가도
늘 그런 것들엔 답이 없어 찜찜한 채로 남겨두게 된다.
쳇바퀴 돌 듯 여러가지 경우를 돌려보다
너무 많은 생각에 갇혀 답답하고 화가 난다.
나의 고집 때문인가,
아니 옳은 생각에 대해 이 정도 줏대는 있어야지.
내가 아직 어려서 경험이 부족해서 무언가 모르는걸까,
잠시만, 이건 내 생각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말이었지.
내가 너무 나만 생각하는건가,
아니 내가 나만 생각하는거면 이 세상 사람 모두가 이기적인거지.
생각이 너무 많아질수록 시야는 좁아진다.
너가 쉽게 던진 한 마디에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상처 받지 말라며 원래 사회생활이 이런거라며
오히려 고마운 줄 알아야 된다며 말했지만,
내가 벙찐 것은 상처받은 것 때문이 아니라
어이가 없아서 그랬다.
그 사람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난 그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의 삶을 보았다.
내가 본 것을 너가 알 수 있으면,
그걸 내가 알고있다는 것을 너도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여전한 것을 보니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난 나이가 들면 조용한 불꽃처럼 살고싶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다들 믿지 못하는 눈치였지.
언제부터 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화된 것인가.
정해진 답을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다.
네 전략에 내가 대책없이 말려든 걸 수도 있고,
내가 자처해서 들어간 걸 수도 있고.
그래도 나쁜 짓을 한 적은 없기에,
할 말은 해야 하는데 너가 나보다 지쳐 보인다.
난 늘 문제에 맞서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회피하는 것을 보니
너의 모습 중에 제일 닮고 싶지 않은 부분만 남은 것 같다.
그러다 너에게 남은 내 모습도
너가 내게서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겠지 생각한다.
난 지금까지 계속 그런 부분들만 남은 콜라주 같다.
‘다른 듯 모두가 비슷하겠지..’
내가 살고 있는 것은 평범한 인생으로,
내가 겪고 있는 것들은 일정한 범위 내
일렬의 필연적인 사건들로 보여진다.
그것도 그것대로 우울하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면서도
동시에 삶이 무기력하다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이런 생각 마저도
‘다른 듯 모두가 비슷하겠지..’
혼자서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나의 불안함을 덜어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도피한다.
거기서 마주한 것들이 내 자양분이 되면,
나에게 확신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멀고 먼 이야기 같다.
지금은 도피를 멈출 때다.
내 무의식의 생각은 너로 시작되어서
그 안에서 나를 보고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