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SLOWLY BUT SURELY

key = society

1부


글은 계속 쓰고 있다.

너무나도 쉽게

내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잊는다.

그래서 늘 기록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가 아니라

생각을 잃어버린 것을 계기로

자멸하지 않기 위해서다.

2부


어떤 말들은 아직도 이해 되지 않는다.

‘내가 이상한건가?’ 생각하다가도

늘 그런 것들엔 답이 없어 찜찜한 채로 남겨두게 된다.

쳇바퀴 돌 듯 여러가지 경우를 돌려보다

너무 많은 생각에 갇혀 답답하고 화가 난다.

나의 고집 때문인가 생각하다가도

아니 이 정도 줏대는 있어야지 하다가도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가 하다가도

어리다고 생각이 없는건 아니지 하다가도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 하다가도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늘

다른 것들을 보지 못한다.

3부


너가 쉽게 던진 한 마디에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웃으며 가볍게 넘겨야 하나, 진지하게 반박해야 하나.

맞다고 해야되나, 아니라고 해야되나.

언제부터 인간과 세상사가 그렇게 단순화된 것인가.

정해진 답을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젠 좋은 먹잇감이 되려나?

내가 네 전략에 내가 대책없이 말려든 걸까?

할 말은 해야 하는데 남은 힘이 없다.

'J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다보면,

다 알면서도 여전히 이타적인 J가 다시 한 번 대단해 보인다.

그러다가 ‘나는 J가 아닌데, 나는 어떻게 해야되지?’라는 질문에서

한참을 정체되어 있다.

움직여야 하는데

너무 생각이 많아지면 안되는데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알고있는 것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고, 잊어버리고, 부서져서

자꾸 길을 잃어버린다.

4부


‘다른 듯 모두가 비슷하겠지..’

그러면 내가 살고 있는 것은 평범한 인생으로,

내가 겪고 있는 것들은 필연적인 일렬의 사건들로 보여진다.

그것도 그것대로 우울하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면서도

동시에 삶이 무기력하다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지금은 그 다음이 문제인 것이다.

5부


혼자서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너의 못다한 생각들이라든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든가,

내가 노력 하고있는 것들이라든가,

내가 소소하게 쓰는 글이라든가,

나의 불안정함을 덜어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도피한다.

그런 것들이 나를 증명해 주면,

나에게 확신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6부


늘 그렇듯 내 생각은 너로 시작되어 나로 끝난다.

네 얘기를 듣고난 후, 내가 글을 쓸 용기가 생겼다.

앞으로도 너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는 한 나도 계속해서 답을 찾아나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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