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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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을 시작하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가 제일 중요한 주제이자 어려운 난관이었다.

순서로 치면 문제/불편함을 발견하거나 혹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관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 혹은 재화를 만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 이론대로만, 생각대로만 흘러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원들은 다양한 기획 멘토링을 듣고 리서치를 거쳐 생각한 주제들을 공유하였다.

그 중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을 제외하고 남은 것들 중 제일 괜찮아 보이는 것을 선택하였다.

그렇게 선정된 첫 번째 주제는 '택시비 공유 서비스'였다.

택시비의 부담과 야간 택시의 비효율성을 문제점을 기반으로 생각한 서비스로,

말 그대로 출발지와 목적지가 가까운 사람들과 택시비를 공유하여 탑승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홍입, 강남, 이태원 같은)의 막차가 끊긴 후 사람들이 한 번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이때 순간적으로 택시가 부족해지는 문제와 지하철 역과 학교와의 거리가 먼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을 고려하였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서 사람들과 검증을 해보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과 함께 택시를 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고, 생각보다 택시를 사용하는 모수도 많지 않았다. 더불어 안전이 원인지 경제적 문제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효율성보다는 개인적으로 독립된 공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였다.

사용자의 모수가 적은데, 출발지와 목적지가 동일한 사람들의 수는 훨씬 더 적었다. 또한 중간 지점 하차를 할 경우 택시 기사님과의 협의라는 큰 문제도 존재하였다. 기획 발표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현재 주제로 갈 경우 사람들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였고,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만들어야될 이유를 찾지 못하고 각 개인적인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나는 실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현업에서의 인사이트 및 경험이 부족했으므로, 알고있는 여러 도메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중 수의학과에 다닌 후 병원에서 직접 동물들을 진료를 하는 학교 선배에게 현재 반려동물 시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물어봤다. 수의사님은 현재 반려동물의 건강과 관련하여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인식하고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반면 현재 그 니즈를 해결할 만한 방안이 별로 없다고 하셨다. 동물 병원의 경우 비용과 시간의 문제도 있고,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할 수 없다는 한계점도 있었다.

반려 동물의 건강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식이습관과 운동(산책)이 영향을 많이 미친다. 따라서 평소 반려 동물의 식이습관을 관리하면 반려동물이 질병과 고통 없이 오래 건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셨다. 식이습관이라하면 사료이고, 반려동물에게 맞는 사료를 찾아 주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단순이 종과 나이와 같은 기본 정보만으로는 적합한 사료를 찾는데 한계가 있었다. 심지어 반려동물의 입맛까지 고려하면 더욱 어려웠다.

사람도 나에게 맞는 음식을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며 찾아가듯이 반려동물도 이 사료를 잘 먹는지 건강상으로도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면 좋다고 하셨다. 이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혈당 수치였다. 습십 후 혈당 상승 곡선이 완만하면 잘 맞는 것이고 아닐 경우 별로 좋지 못한 사료인 것이다. 또한 얼만큼 먹는지, 얼만큼 자주 먹는지 등의 데이터를 통해 맞는 사료를 찾을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 파생되는 아이디어도 많았다. 부족한 영양성분은 간식으로 보충한다던지, 맞춤 화식을 만든다던지, 사료 업체들과 협업한다든지, 아니면 나아가 동물 병원들과 제휴를 맺는다던지 ... )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집, 가공을 거쳐 시각화 하는 것은 이전 회사 인턴을 하며 해봤던 것으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해당 주제(반려동물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었을 때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수의사님과 나눈 내용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수의사님과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한 명은 이전 주제보다는 나은 것 같다고 괜찮다고 하였고, 한 명은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전 주제를 멘토님들이 비추하기도 하셨고 기획 발표까지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우선은 해당 주제로 기획안을 작성하고 발표하였다. 기획 심사는 통과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팀원 한 명은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해당 주제로 수의사님과 협업하는 것을 꺼려하였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하려면 기획 심사도 다시 해야됐지만, 다들 이미 주제를 한 번 바꾸고 그 과정에서 의견 조율을 하는 과정에 많이 지친 것 같았다.

멘토님은 서비스에 애정이 있어야 한다며 세 명 모두 하고싶은걸 할 수 있도록 중간에 의견을 조율해주시기로 하셨다.

팀원 한 명 한 명 따로 원온원을 진행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내 얘기를 잘 들어주시지 않고 나에대한 잘못된 이해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느낌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 성격이나 성향도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

쌍방향의 소통보다는 본인의 생각을 설득하시려는 모습을 주로 보이셨는데 이유나 근거가 별로 설득력있다고 못느꼈다. 오히려 감성을 곁들인 논리보다는 감정에 기반한 설득이라고 느껴졌다. 나중에 팀원들과 얘기해보니 그 과정에서 시간상 잘못된 사실관계들도 전달하셨다. 조율 과정에서 팀원들 간 신뢰는 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기에 멘토님이 정해주신 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반려동물 건강 관리 서비스를 주제로 나는 식이습관과 혈당에 대한 기능을, 다른 한 팀원은 산책 기능을, 나머지 한 명은 공통된 기타 기능 등을 개발하였다. 각자 따로 프로젝트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사실 다 지난 지금 누구를 탓하고 싶지도 않고 서로 어느 정도 조금씩 문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당시를 많이 회상하며 되돌아보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겠다든지, 내 성향이 어떤지 더 깊이 파악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은 논리적인 소통보다 연속적인 감정적인 소통의 노동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라우마 같이 안좋은 잔상이 남아있지만 자책만 하고 있지 말고, 이 경험을 토대로 더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몰라 언급하자만 이것은 많고 많은 경험 중 하나로 이거 하나로 전부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사람들과 성공적으로 협업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한 경우가 더 많으니까 말이다.

TMI

말하고 보니 좋았던 경험들도 적어햐 겠다고 생각했다.

저때 프로젝트 진행 당시에도 팀원들간의 소통과 의견 조율로 고생을 너무 해서,

주변에 많은 사람들한테도 조언 및 의견을 구했다.

'이런 상황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내가 잘못한건가?

나만 잘못한거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잘못한게 있는데,

나만 이렇게 기분이 안좋은 것 같을까? 결국 똑같으려나?

그럼 그렇다 치고 난 이제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만약 똑같다면 내가 더 빨리 극복하고 내가 더 잘되고 싶다.)

사실 어느 정도 답도 들었고 스스로도 알고있지만 몸이 안따라줬다.

솔직히 변명 맞지만 당시 딱히 억텐으로 악바리로 뭐라고 더 하면 할수록 더 안좋아지는 것 같아서 그냥 힘빼고 있었다.


원래 내 얘기 하는 것을 안좋아한다.

내 편 들어달라는 것 같고, 나는 편 들어주는거 별로 안좋아한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근데 내가 전달하는 이상 나에게 유리하게, 나의 관점으로 밖에 말할 수 없어서 그냥 말을 안한다.

근데 혼자만 앓고 있으면 정말 정신병이 걸릴 수 있어서,

소수의 몇 명한테만 말한다.

당시 J에게 말했다. 나는 느끼는거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당시 J가 해주었던 말들이 있다.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 꼭 잊지말고 기억해두고 싶다.

좋은 경험 적어야 겠다하고 막상 적진 않는ㅋㅋ 암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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